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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치되는 농촌 아이들] (하) 대안을 찾는 사람들

  • 부산일보
  • 2005-05-06
  • 조회수 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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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경남 김해시 진례면 가야어린이집 '생명학교'에서 공부중인 농촌 아이들 모습. 강선
배기자>


"가난에 지친 '새싹' 들에게 희망 심죠"
김해 '생명학교' 방과후 공부·학습 지도
지리산 평화공부방, 2년전 시작 45명 보살펴


이젠 더이상 굶지도 외롭지도 않아요." 어린이날을 이틀 앞둔 3일 오후 경남 김해시 진례면 가야
어린이집. 어린이집에 다니기엔 왠지 어울리지 않는 듯한 초등학생 20여명이 여기저기서 책을
보거나 온갖 취미활동을 하느라 흠뻑 빠져있었다. 아이들의 얼굴엔 해맑은 표정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들은 한달 전까지만 해도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우두커니 있거나 끼니를 예사로 굶던
아이들이었다. 이곳에는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된 차상위계층이나 저소득층 아이만 14명이나 된
다.

아이들의 어둡고 멍든 마음이 이처럼 밝게 돌아온 것은 김해지역 시민단체인 '생명나눔재단(이
사장 김윤희)'의 노력 덕분. 지난 3월 중순 농촌지역의 방치된 아이들 모습을 보다못한 이 단체
가 가야어린이집에 '생명학교'를 개교했기 때문이다.

이 단체의 활동은 지난 2002년 1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백혈병에 걸려 투병중이던 지혜(당
시 10세·김해 진례초교 4년)양의 사연이 김해 YMCA에 전해진 뒤 김해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들
이 거리모금을 나서면서부터 시작됐다.

이후 망막모세포종에 걸린 재하(당시 4세)군을 위한 모금활동을 하다 지난해 7월에는 시민단체
관계자 9명으로 '생명나눔재단 준비위원회'를 구성,불치병에 걸린 아이들을 돕기위한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갔다.

이같은 활동을 하면서 재단은 가난한 농촌가정에 부모의 이혼이나 생계에 떠밀려 방치되고 있
는 아이들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특히 차상위계층 아이들은 정부로부터 아무런 지원을 받지 못한 채 기초생활수급가구의 아이들
보다 더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우선 결식아동을 돕기 위한 모금활동을 시작한 재단은 사회안전망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실질
적이고 지속적인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판단,'생명학교'를 개교했다.

이같은 재단의 활동이 전해지자 각층에서 참여의 손길이 잇따랐다.

가야어린이집에서 방과후 아이들이 공부하고 취미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를 제공했으며,어려운
가정형편으로 학원이나 어린이집을 가지 못해 30분 이상 걸어서 학교를 다니는 아이들을 위해
진례태권도장에서 통학버스를 제공했다.

장유온천에서는 목욕을 자주 못하는 아이들을 위해 무료 목욕을 시켜주기 시작했으며,김해중앙
병원에서는 아이들의 의료 지원과 기초질병 진료 등을 맡겠다고 선뜻 나섰다.

현재 생명학교에서는 문예와 체육 등을 맡은 전문교사 4명과 대학생으로 구성된 지원교사 4명
이 초등학교 1·2학년을 대상으로 방과 후 부모들이 직장이나 논일에서 돌아오는 6시까지 숙제
및 학습지도,특별·취미활동,집단 또는 개별 상담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아이들을 지도하고 있다.

생명학교에서는 방학 중 자칫 아이들이 예전처럼 방치될 수 있다고 보고 이같은 프로그램을 연
중 계속 운영키로 했다. 방학중에는 김해박물관 견학을 비롯해 진주수목원,고성 공룡박물관 나
들이 등 각종 프로그램을 마련해두고 있다.

경남 하동군 옥종면 위태리 지리산평화공부방. 현재 미취학아동 3명을 비롯해 초등학생 39명,중
학생 3명 등 45명이 방과후면 어김없이 찾는 곳이다. 아이들 대부분이 한부모나 조부모 밑에서
생활하는 결손가정 자녀들이다.

지난 2003년 1월 홍대영 목사가 지리산평화교회에 나오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방과 후 체험활동
으로 시작하다 결손가정 아이들이 방과 후 때때로 끼니까지 굶을 정도로 방치된다는 사실을 알
고 운영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의 학과공부 지도는 물론 독서,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다보니 처음 12명
에 불과했던 아이들은 입소문을 타고 금방 40여명으로 늘어났다.

하지만 아이가 늘수록 아이들의 간식비나 난방비,아이들을 멀게는 10㎞까지 떨어진 집에다 데려
주기 위한 차량유지비와 아이들이 아플 때 필요한 병원비까지 운영비가 만만찮았다.

이 때문에 홍 목사는 지인들에게 수차례 손을 벌렸고,심지어 신용카드 현금서비스까지 받아가
며 아이들을 돌봐왔다.

그래도 아이들이 밝게 자라는 모습을 보면서 홍 목사는 이런 어려움들을 견뎌내고 있다.

홍 목사는 "재정상의 문제로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을 그냥 돌려보낼 때가 제일 마음이 아프
다"며 "정부는 방치되는 농촌아이들에 대해 보다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
다.

김진성기자 paperk@busanilbo.com / 입력시간: 2005. 05.04. 11:05